성서에는 하나님을 나타내는 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יהוה이고 다른 하나는 אלהים(앨로힘)이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하나님 뿐만 아니라 이방의 일반적인 신을 나타내는 말로 אל(앨)이라는 용어도 나온다.
이런 까닭에 어형적으로 אלהים은 אל의 복수형으로 인식되어, 하나님이라는 용어에 ‘다신론’적인 개념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특히 창세기 1:26에 “우리가 사람을 만들자”(נעשה אדם)라는 표현은 이러한 생각을 더욱 강하게 들게 한다.[1]
무라오까는 히브리어 명사 복수형의 다양한 쓰임새를 설명하는데, 몇가지만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J-M, 136).
즉, 히브리어의 복수형의 의미는 단순히 물리적인 복수의 의미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무라오까는 אלהים을 하나님의 내재적 속성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복수형이라고 보고 있다(J-M, 136d). 다시 말해, 성서 히브리어의 복수형은 현대의 언어들의 복수형 개념보다 다양한 쓰임새와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런 하나님의 위대한 속성을 가리킬 때에 앨로힘은 단수형으로 취급된다.[2] 그러나 다른 일반 명사들처럼 복수형으로 취급될 때에는 “이방 신들”을 의미한다.[3]
형태적으로 앨로힘의 단수형이라 할 수 있는 앨로하(אלוה)는 욥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형태이다. 욥기에서 욥은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 질문하고 때로는 대항하기까지 한다. 아마도 욥이 하나님을 앨로힘이 아닌 앨로하 단수 형으로 언급하는 것은 하나님의 위대한 속성을 평가 절하하며, 하나님의 정의에 반기를 드는 욥의 태도를 표현하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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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서에는 종종 이와 같은 천상회의(divine council) 모티프가 나타난다(시82:1; 왕상22:19 등). 천상회의 모티프는 고대 근동의 다신론 신화에도 종종 등장한다. 아마도 성서는 이러한 당시의 신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른 고대 근동의 다신론 신화와는 달리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의 존재가 약화되거나 모호하게 표현된다는 것이다. 성서에서 천상회의에서 발언하는 분은 오직 한분 하나님이다. 이에 대해 다음을 참조하라. https://en.wikipedia.org/wiki/Divine_Council
[2] 창1:1 ברא אלהים (바라 앨로힘. “하나님이 창조하셨다”) – 여기서 ‘바라'(ברא)는 3인칭 단수형 동사이다.
[3] 출20:3 אלהים אחרים (앨로힘 아헤림. “다른 신들”) – 여기서 아헤림(אחרים)은 복수형 형용사이다.
앨로힘(אלהים)은 신들?